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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미술/고미술 고가구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골동품 고가구 반닫이 - 경기도 반닫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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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반닫이에는 강화반닫이, 제비추리 강화반닫이, 남한산성 반닫이, 개성 반닫이, 경기 제비추리 반닫이 등 다양한 종류들의 반닫이를 뜻하는 명칭이다. 이러한 다양한 종류들 때문에, 하나의 특징만을 갖고 경기도 반닫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 있다.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경기도 반닫이는 다른 지역의 반닫이에 비하여, 높이가 높고 장석이 크며, 호리병 모양의 황동 경첩을 주 재료로서 사용하였으며, 동식물 문양을 표현한 배꼽 장석 등이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왕실과 궁궐이 경기지역에 대부분 경기지역에 위치하였기에, 경기지역에서 사용한 반닫이는 대부분 사대부들 또는 부유한 집안에서 쓰던 목가구로 여겨진다.  

 

강화반닫이, 조선 후기, 국립중앙박물관 / 강화반닫이, 조선 후기, 국립민속박물관

강화반닫이는 반닫이의 종류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종류 중 하나이며 몇 가지 큰 특징이 있다. 

 

강화반닫이, 조선 후기, 부산광역시립박물관 / 다른 반닫이들과 달리 이마목에 뻗침대를 고정하였다

천판의 이마목에 뻗침대를 고정하고 '만(卍)'자를 투각한 앞바탕 위에 내려 자물쇠로 잠금한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천판의 이마목부터 뻗침대가 시작하는 것을 '직길목'이라 표현하며 이는 천판 위에 물건을 둘 때 불편하지 않기 위함이다. 천판의 이마목이 아닌 천판 위에서부터 고정하여 천판 밖으로 노출되게 뻗침대가 고정되어 있는 것을 '곡길목'이라 표현한다. 대부분의 반닫이들은 이 '곡길목' 형태를 띄고 있다. 

 

이 직길목 형태가 나타내는 바가 몇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천판의 머리목을 뚫고 튼튼하게 뻗침대를 고정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두꺼운 판재가 필요하다. 두꺼운 판재는 두꺼운 나무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제작하는 데에는 세심하고 숙련된 소목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비싼 가격대를 의미하며, 부유한 계층에서만 강화반닫이를 향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몽고 항쟁 때 도읍이 된 강화도로 함께 온 대장장, 칠장 및 소목장들의 빼어난 공예 기술이 조선시대에도 이어져 느티나무가 많은 강화도 지방에서 특히나 두껍고 아름다운 장석을 지닌 반닫이가 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판이 앞널에 비하여 굉장히 작은 것 또한 하나의 특징이며, 중앙의 호리병 경첩 또한 큰 특징이다. 강화반닫이 내부에는 원형 손잡이가 부착된 서랍 세 칸 (세 칸 이상의 서랍은 조금 의심할 가치가 있다), 배치하여 내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제작하였다. 특별하게 제작된 고비가 부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앞바탕 옆에 있는 좌물쇠 받침은 1-2개로 제작된다. 좌물쇠 받침은 다른 지역의 반닫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며, 앞바탕 좌우에 위치하며 왼쪽에 하나만 부착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지방은 흔히 4개의 경첩이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강화반닫이, 조선 후기, 국립중앙박물관 / 제비추리 강화반닫이, 조선 후기, 구글....

왼편의 강화반닫이처럼 가끔 이렇게 짜집기 한 것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반닫이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제비추리라 하여 양끝이 뾰족하고 부채꼴 모양에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장석을 제비추리 장석이라 하는데 흔치 않게 강화도 반닫이도 이 제비추리형 장석을 사용한 경우가 있다. 

 

남한산성 반닫이, 조선후기, 국립민속박물관 / 남한산성 반닫이, 조선후기, 구글...

대부분의 반닫이들은 하나의 스타일로 통일되어 장석이 부착되지만, 남한산성 반닫이는 참 하나의 스타일로 표현하기 어려운 반닫이 중에 하나이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들쇠가 박쥐문인 것들이 대부분이고, 앞바탕 장석은 부채꼴, 문판과 앞널의 높이가 비례하거나 문판이 전체 크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약간 가분수 형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는 실용성 (내부공간 활용)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높이가 높고 폭이 좁은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문판과 앞널을 이어주는 경첩이 유난히 크기가 크고 말발굽 처럼 생겼다 하여, 말발굽 경첩이라고 부른다. 남한산성 반닫이는 워낙 특이해서 누구나 보아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구별하기 쉽다. 

 

 

경기도 반닫이, 조선 후기, 목가구: 민속유물이해 1 - 김희수, 국립민속박물관

위에서 살펴본 바와 달리, 경기도 반닫이를 표현하면 대부분은 백동 장석으로 현란하게 꾸며진 반닫이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 많은 호리병 경첩을 부착하는게 경기도 반닫이의 대표적인 큰 특징이고, 동식물로 표현된 장석이나 경첩들이 많이 보이는게 다른 특징이다. 위 경기도 반닫이들과는 달리,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빼곡히 백동 장석으로 꾸며진 반닫이들도 존재한다.